우리 생활 곳곳에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이제는 배터리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배터리의 역사와 요즘 널리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전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목차
배터리의 기원: 18세기의 전기 실험
배터리의 역사는 18세기 전기 실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780년대,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루이지 갈바니 (Luigi Galvani)는 개구리 다리에 전류를 흐르게 하면 경련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를 "동물전기 (animal electricity)"라고 명명하며 생체 내 전기의 존재를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동료였던 알레산드로 볼타 (Alessandro Volta)는 이 현상이 동물 자체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금속과 전해질의 조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았다.
이후 1800년, 볼타는 최초의 화학 전지인 "볼타 전지(Voltaic Pile)"를 발명하였다. 이는 서로 다른 금속 (아연과 구리) 사이에 염수에 적신 천을 끼워 넣어 연속적으로 전류를 생성하는 방식이었다. 볼타 전지는 현대 전지 기술의 기초가 되었으며, 이후 다양한 일차전지의 개발로 이어졌다.
다양한 일차전지와 이차전지의 발전
전지는 크게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일차전지 (primary battery)와 충전하여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이차전지 (secondary battery)로 구분된다.
19세기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전지 기술이 등장하였다. 1836년, 영국의 존 프레데릭 다니엘(John Frederic Daniell)은 전압이 더 안정적인 "다니엘 전지(Daniell Cell)"를 개발하였다. 이는 아연과 구리를 황산구리 용액과 황산아연 용액에 담가서 만든 전지로, 전기 통신 시스템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그 후 1866년 조르주 르클랑셰(Georges Leclanché)가 "르클랑셰 전지(Leclanché Cell)"를 개발하였는데, 이는 아연과 이산화망간을 이용한 습식 전지로, 이후 건전지(dry cell) 기술로 발전하게 된다. 1887년에는 칼 가스너(Carl Gassner)가 최초의 건전지를 개발하여, 이동형 전자기기의 원형이 마련되었다.
20세기 초반에는 알칼리 전지가 등장하면서 기존의 망간-아연 전지보다 높은 수명을 갖춘 전지가 개발되었다. 이와 함께 납축전지와 니켈-카드뮴(NiCd) 전지와 같은 충전식 배터리 (이차전지)도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1950년대에는 니켈-수소 (NiMH) 배터리가 개발되었으며, 이는 NiCd 전지보다 친환경적이고 긴 수명을 제공하였다. 또한, 1970년대에는 리튬 금속을 이용한 이차전지가 연구되었으나, 안전성 문제로 인해 상용화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탄생과 발전
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배터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20세기 중반, 리튬이 가벼우면서도 높은 전기화학적 반응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1970년대, 미츠비시 화학과 스탠리 휘팅엄 (Stanley Whittingham)은 리튬을 기반으로 한 충전식 배터리를 연구하였으나, 높은 불안정성과 폭발 위험으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했다.
왜 "리튬"인가?
리튬(Li)은 원자번호 3번의 알칼리 금속으로, 주기율표에서 가장 작고 가벼우며 전기화학적으로 활성이 높은 금속 원소이다. 리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낮은 원자량: 리튬의 원자량은 약 6.94로, 금속 원소 중 가장 가볍다. 이는 배터리의 경량화를 가능하게 한다.
- 높은 이온화 경향: 리튬은 외곽 전자가 하나뿐이라 쉽게 이온화되어 높은 전압을 생성할 수 있다.
- 높은 전기화학적 환원성: 리튬은 전위가 -3.04V로 매우 낮아, 배터리에서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할 수 있다.
- 우수한 전기전도성: 리튬 이온은 전해질 내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충·방전 효율이 뛰어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리튬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충전식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적합한 원소로 선택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 존 굿이너프 (John B. Goodenough)와 그의 연구팀은 리튬 코발트 산화물 (LiCoO₂)을 양극 소재로 사용하여 보다 안정적이면서 높은 전압을 제공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후, 소니 (Sony)는 1991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출시하면서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 경량화, 긴 수명 등의 장점으로 인해 노트북, 스마트폰, 전기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이후 니켈-망간-코발트 (NMC)와 리튬인산철 (LFP) 등의 다양한 양극재가 개발되면서 성능과 안전성이 더욱 향상되었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는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무선 이어폰, 전동공구, 드론, 전기자전거 등 다양한 생활 속 제품에 사용되며 필수적인 에너지원이 되었다.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동 스쿠터, 전기 버스 등에 적용되어 친환경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 및 풍력 발전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 (ESS)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며, 데이터센터의 무정전 전원 장치 (UPS) 및 의료 기기에도 활용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의 미래
최근에는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리튬-공기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혁신이 기대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는 더 높은 에너지 밀도, 빠른 충전 속도, 낮은 제조 비용, 친환경성을 목표로 연구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배터리 생산에 따른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 배터리 기술은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며, 전기차, 재생 가능 에너지 저장 시스템 (ESS)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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